리뷰

끝없는 이야기

Die unendliche Geschichte

미하엘 엔데 · 2003 · 독일

ISBN 9788949170602

중학교 시절에 학교 도서관에 가는 것을 나름대로 좋아했었다. 그때 읽었던 책들 중에 기억에 남는 것들도 많은 편인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이다.

이 책이 기억에 남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중학생 때 내가 썼던 소설이다. 당시에 소설책을 써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6페이지 정도 분량의 소설 도입부를 혼자서 써본 적이 있다. 요즘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거의 그런 작품이 없었던 이세계로 가는 장르의 소설을 썼었는데, 나중에 도서관에서 빌린 끝없는 이야기라는 책도 어떻게 보면 이세계물이라 내가 써보려던 소설과 비슷하게 느껴져서 그랬는지 몰라도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책을 도서관에서 빌리게 된 계기는 그냥 무식한 두께였다. 그냥 어린 나이에 뭔가 표지가 있어보이는 책에 끌리기도 했고, 중2병을 겪으면서 뭔가 있어보이는 책을 읽고 싶었다든지 그랬던 것 같은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평범한 판타지 소설이라 읽기 좋았던 것도 있었다.

두께가 두꺼워서 학교 책상서랍에 넣으면 책 한 권만으로 높이가 거의 꽉 차던 게 기억에 남는다.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틈틈이 재미있게 읽었었다. 언젠가 수업 시작한 줄도 모르고 소설책을 읽었던 적이 있는데, 그게 이 책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좀 유력한 것 같기도 하다.

줄거리를 대충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면, 어떤 책방에 이끌려서 들어갔다가, 눈에 띄는 책 하나를 훔치게 되었는데 그걸 읽다 보니 책 속 세상에 들어가 있었고, 나중에는 책 속 세상을 구하고 원래 세상으로 복귀하게 된다는 대충 그런 스토리였다. 요즘은 좀 뻔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당시에는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이 흔하지 않았다. 원작이 1979년에 출판되었으니 꽤 이른 편이 아닐까? 아니면 내가 잘 몰랐던 것일지도..

책의 마지막 부분도 기억에 남는데, 결국 몰입해서 끝까지 읽고 나면 책의 제목처럼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계속 이어진다는 의미의 빈 페이지로 책이 마무리된다. 지난번에 영화 리뷰를 작성할 때도 언급했었지만, 나는 서로 다른 두 장면이 교차하는 그런 것을 좋아해서 책 속의 주인공이 읽은 책이 결국 지금 내가 읽는 책이라는 연출을 위해 책의 빈 페이지를 마련해놓은 그 장치가 매우 마음에 들었었다.

이 책은 내가 아주 오래전에 읽었음에도 기억에 많이 남아있는 책이라 첫 번째 책 리뷰로 골랐다.